어른과 아이 사이에도 우정이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업(Up)'은 2009년 개봉한 디즈니 픽사 영화입니다. '업(Up)'은 픽사의 10번째로 제작된 장편 영화이며,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으로는 두 번째입니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쓸쓸히 살아가고 있는 78세 노인 칼은 퇴거 위기에 놓이자 풍선을 집에 매달아 띄우는 기발한 생각을 합니다. 야생탐사대 진급을 하기 위해 경로 봉사로 배지를 받으려고 하는 꼬마 러셀의 좌충우돌 이야기, 지금부터 리뷰를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의 꿈을 78세에 실현하다.
칼 프레드릭은 어린 시절 탐험가가 꿈이었습니다. 그는 그 시절 유명했던 탐험가 찰스를 우상으로 꿈을 키웠습니다. 찰스가 도요새를 발견했다며 유골을 가져왔지만 과학자들은 그것은 조작됐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찰스는 반드시 도요새를 찾아서 증명하겠다는 말과 함께 대중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어린 칼은 혼자 모험 놀이를 하던 중 폐가에서 들려오는 어떤 목소리를 따라 그곳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칼과 같은 꿈을 꾸는 누군가의 아지트였습니다. 그 아이는 엘리라는 여자아이였습니다. 둘은 공통 관심사 찰스로 인해 금세 친해졌고 성인이 되자 결혼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지트였던 폐가를 손수 고쳐가며 칼과 엘리 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어갔습니다. 엘리와 칼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모험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습니다. 모험을 떠날 준비가 될 때마다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말았고 시간은 흘러서 노인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늦추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칼은 지금이라도 엘리와 여행을 떠나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구입했지만 엘리의 건강은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엘리는 칼에게 혼자라도 모험을 떠나라고 당부하면서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혼자 남은 칼의 건강 또한 좋지 않았습니다. 80세를 바라보는 나이이다 보니 계단 내려오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집이었습니다. 흘러간 세월만큼 집 주변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재개발로 칼의 집 주변은 모두 공사 중이었으나 그곳에는 칼의 집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매일 당장 퇴거하라는 공사 담당자와의 싸움도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칼의 집에 러셀이라는 아이가 집을 찾아왔습니다. 어릴 적 자신처럼 모험을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러셀은 야생탐사대에서 상위 단원으로 진급하기 위해 경로 봉사 배지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문전 박대 당하고 말았습니다. 칼은 법원에서 퇴거 명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엘리의 빈자리가 더욱 그리워지는 밤이었습니다. 칼은 창고 안쪽에 두었던 엘리의 모험 책을 발견하게 되고 그날 밤 모험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다음 날 칼의 집에는 2만 개의 헬륨풍선을 매달아놨습니다. 2만 개의 헬륨풍선과 함께 칼의 집은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믿기지 않는 광경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꼬마 모험가 러셀과 노인 칼의 모험
헬륨풍선을 매달고 순항 중인 칼의 집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있었습니다. 도요새를 쫓던 러셀이 칼의 집이 뜨기 시작했을 때 같이 딸려왔던 것이었습니다. 이미 하늘로 떠오른 뒤였기에 전처럼 문전 박대 할 수 없없습니다. 매서운 폭풍우를 피해 칼의 집은 어느 구름 위에 떠있었습니다. 풍선을 몇 개 터뜨려 내려간 곳은 바로 엘리와 꼭 와보기로 약속한 파라다이스 폭포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멀리 있었기에 러셀과 칼은 집을 이끌며 걸어갔습니다. 걷고 또 걷기를 반복하자 그들은 너무 배고프고 지쳤습니다. 잠시 쉬기로 한 그때 탐험가 찰스가 찾았던 도요새를 만나고 맙니다. 도요새는 러셀을 너무나 좋아했고, 러셀 또한 도요새를 키우고 싶어 했습니다. 칼은 도요새를 키우게 해달라는 러셀의 요청을 거절했지만, 러셀은 도요새가 계속 자신을 따라오도록 유도했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부라는 이름의 개도 만나게 됩니다. 부의 목에는 목줄이 아닌 개의 언어를 사람의 언어로 바꿔주는 기계를 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도요새와 부도 그들의 여정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도요새가 숲을 향해 새끼들을 불렀지만, 새끼들이 아닌 도요새를 쫓던 난폭한 개 3마리가 나타났습니다. 무시무시한 개 3마리도 부처럼 음성 변조기를 목에 달고 있었습니다. 결국 포로로 잡힌 이들은 어딘가로 끌려갔습니다. 도착한 곳에는 엄청난 수의 개들이 있었고 그 주인은 바로 탐험가 찰스 먼츠였습니다. 어릴 적 우상을 만난 칼은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게다가 저녁 식사 초대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찰스의 속셈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는 옛날에 조작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산 채로 도요새를 잡고자 그곳에 오랫동안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도요새를 잡기 위한 다른 탐험가들을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찰스는 칼과 러셀을 경쟁자로 착각하고 그들을 위협합니다. 부는 칼과 러셀 그리고 도요새를 잡기 위한 미끼였을까요? 과연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지, 다시 도시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결말을 통해 확인하길 바랍니다.
알고 나면 더 재밌는 '업(Up)'의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 '업(Up)'은 동물, 장난감, 로봇 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픽사의 애니메이션들 중에서 사람을 주인공으로 등장한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음악상으로 2관왕을 차지하였는데, 이는 1991년 이후 20년 만에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아카데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습니다. 영화 '업'에 초반부 5분은 영화 시작과 동시에 많은 이들을 울렸습니다. 엘리와 칼의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숨을 거둘 때까지의 일생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 부분을 제작할 당시 픽사에서는 인터넷상의 많은 홈 비디오를 참고하였다고 합니다. 어떠한 대사와 효과음도 없이 배경음악과 장면만으로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또한 주인공 칼과 엘리의 외모를 성격이 보이기도 합니다. 각진 얼굴의 소심한 칼과 달리 엘리는 동그란 얼굴의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칼과 엘리의 물건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또한 쏠쏠합니다. 엘리를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가 된 칼이 더 냉소적으로 변했을 때, 둥글둥글한 러셀이 그를 찾아옵니다. 칼의 삶의 변화가 올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칼의 집은 '이디스 메이스필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디스의 집 주변에는 쇼핑몰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백만 달러를 준다 해도 이디스는 집을 내놓지 않았고 그녀의 사연을 들은 쇼핑몰 공사 책임자는 그녀의 집을 제외하고 쇼핑몰 공사를 하였습니다. 애정이 담긴 이 집에서 자신의 어머니처럼 생을 마감하겠다는 이디스의 이야기를 픽사는 스토리 속에 녹여 넣었습니다. 노인과 아이의 모험에서 생겨나는 우정을 엿볼 수 있는 영화 '업(Up)'은 이러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나면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그 감동을 느껴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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